부동산 이야기

보유세 인상이 가져올 결과는? 부동산 안정화? 주거 비용 인상?

사실말야 2026. 7. 19. 15:30

7월 말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보유세 강화는 사실상 확정 기조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고 정책실장이 SNS에 못을 박았습니다. 남은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그 논리가 맞는가, 그리고 부담이 누구에게 떨어지는가. 이 글에서는 정부의 공식 발언과 이를 반박하는 근거 — OECD 통계, 세부담 전가 실증연구, 비거주 1주택 규제의 사각지대 — 를 맞세워 봅니다.

정부의 공식 입장

이재명 대통령, 6월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아 서구 선진국이 하는 것처럼 보유 부담을 주는 게 맞겠다. 여러 채를 못 가지게 하지 않지만 상응하는 부담을 갖게 해야 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6월 20일 SNS: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 성과급과 수출 대금이 국내로 유입되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 구윤철 부총리도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 보유에까지 인센티브를 줄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정부 논리 한 줄 요약
반도체 호황으로 풀린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흘러들기 전에, 보유세로 기대수익률을 낮춰 돈줄의 방향을 돌린다.

7월 중순 기재부·국토부·금융위 합동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가 열렸고, 유력 카드는 다주택자 종부세율 인상과 공정시장가액비율(현행 60%) 상향입니다. 후자는 시행령 사항이라 국회 없이도 가능합니다.

"보유세가 낮다"는 말, 절반만 사실

OECD가 7월 2일 발표한 '2026 한국경제보고서'를 보면, 보유세 비중이 낮은 건 사실입니다. 부동산 세수 중 보유세가 OECD 평균 56.0%인데 한국은 29.4%입니다. 그런데 같은 보고서의 다른 숫자가 있습니다. 한국의 GDP 대비 부동산 세금은 3.0%로 OECD 평균(1.6%)의 2배, 전체 조세수입 중 비중도 11.7%로 평균(5.1%)의 2배입니다. 한국은 부동산 세금을 적게 걷는 나라가 아니라, 이미 가장 많이 걷는 축에서 세금이 거래(취득세·양도세) 단계에 몰려 있는 나라입니다. 거래세 비중이 50.4%입니다.

한국 vs OECD 부동산 세금, 무엇이 다른가 총량은 이미 2배, 구조만 거래세에 쏠려 있다 (2024년 기준) ① GDP 대비 부동산 세수 비중 한국 3.0% OECD 평균 1.6% ② 전체 조세수입 중 부동산 세금 비중 한국 11.7% OECD 평균 5.1% ③ 부동산 세수 안에서 보유세가 차지하는 비중 한국 29.4% OECD 평균 56.0% * 한국은 거래세(취득세·양도세 등) 비중이 50.4%로 세수의 절반 이상 출처: OECD, 2026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6), 2026.7.2 발표 2024년 세수 기준. 막대 길이는 각 항목 내 상대 비율.

OECD 권고의 정확한 내용은 "보유세를 올려라"가 아니라, 거래세를 낮추고 보유세를 높이는 세수 중립적 전환입니다. 급격한 추진은 안 되며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하라는 단서도 붙어 있습니다.

확인할 부분
정부 발언에 "보유세 인상"은 있는데 "거래세 인하"는 없습니다. 취득세·양도세를 그대로 둔 채 보유세만 얹으면 구조 전환이 아니라 증세입니다. 7월 개편안에 거래세 인하가 함께 담기는지가 첫 번째 판별 기준입니다.

그 세금, 정말 집주인이 낼까

고지서의 이름과 실제 부담자가 다른 현상을 조세의 전가라고 합니다. 담뱃세가 대표적입니다. 세금은 제조사가 내지만, 2015년 담뱃값 인상분 2,000원은 전액 소비자 가격에 얹혔습니다. 담배는 끊기 어렵고 대체재가 없어서 — 사는 쪽이 도망갈 곳이 없으면 세금은 구매자 몫이 됩니다.

임대차 시장에 대입하면, 보유세 고지서는 집주인 앞으로 가지만 서울 입주 물량이 예년의 절반으로 급감한 지금, 세입자는 "그 집 아니면 갈 데가 없는" 담배 소비자와 같은 처지입니다. 실증 데이터도 있습니다.

근거 내용
이창무 한양대 교수팀
(2026.1)
종부세 도입기(2005~2008) 서울 월세 20.5% 상승, 세제 강화기(2018~2022) 19.0% 상승
송경호, 한국경제의 분석
(2026.4)
서울 아파트 실거래 패널 분석: 공시가격 10%p 상승 시 전세가격 약 1.3% 상승 — 보유세 부담의 임차인 전가를 실증

단서는 있습니다. 이창무 교수팀 수치는 상관관계이지 월세 상승분 전부가 세금 탓이라는 증명은 아니고, 송경호 논문도 임차인 우위 시장이라 전가가 제한적이었다고 밝힙니다. 그런데 그 단서가 지금은 반대로 읽힙니다. 전가를 눌렀던 조건이 "임차인 우위"였다면, 공급 절벽으로 임대인 우위로 기우는 지금 시장에서는 전가가 그때보다 세게 작동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거주 1주택 = 투기'라는 등식에 대한 의심

대통령은 "투기나 투자 목적으로 보유한 거주용이 아닌 주택에 부담을 매겨야 한다"고 했고, 장기보유특별공제의 실거주 중심 재편과 전세대출 보증 제한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집에 살지 않는 1주택자가 전부 투기꾼은 아닙니다.

비자발적 비거주의 유형
지방 발령 — 서울 도봉구에 신혼집을 마련했지만 발령으로 가족과 지방에서 전세로 사는 30대 직장인 (언론 보도 사례)
부모 봉양·질병 치료 — 부모님 댁이나 병원 근처로 옮겨 살아야 하는 경우
자녀 교육 — 학교 문제로 가족이 다른 지역에 사는 분리 가구
상속 주택 — 고향 집을 상속받았지만 직장은 수도권이라 본인은 전월세로 사는 1주택자

정부도 알고 있습니다. 금융위는 직장 발령·부모 봉양·자녀 학교 등에 예외를 두기로 방향을 잡았고, 김용범 정책실장은 5월 간담회에서 장특공은 유지하되 불가피한 비거주자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그 예외 기준이 수개월째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 스스로 "예외 기준이 먼저 나와야 규제가 가능하다"는 입장인데, 기준 마련이 제자리걸음이라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어려운 이유는 실무에 있습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도 전근·취학 등을 열거하지만 실제 주거 형태는 그보다 복잡하고, 국세청이 공과금·카드 내역까지 동원해도 변칙 사례를 다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규제가 정교해질수록 행정 비용은 늘고 편법만 양산된다는 지적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진짜 투기꾼은 우회로를 찾고, 사정을 서류로 증명하기 어려운 직장인이 그물에 걸리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는가

더 근본적인 반론은 과녁 문제입니다. 지금 시장의 핵심이 수요 과열이 아니라 공급 부족이라면 세금은 방향이 다른 화살입니다. 서울 입주 물량이 급감한 상태에서 세금으로 수요를 눌러도 매물이 충분히 나올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식·금·코인이 함께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에서 부동산만 예외로 만드는 정책은 실현 가능성 논란이 있으며, 세제가 형평성이 아닌 집값 억제 수단으로 쓰이면 정당성 논란이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고령층 문제도 있습니다. 시가 25억 원 수준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의 보유세는 200만 원대에서 올해 공시가격 상승만으로 400만 원대 중반까지 올라왔습니다. 세율을 건드리기 전인데 그렇습니다. 여기에 인상이 얹히면 월급 없는 은퇴자가 매년 수백만 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합니다. 30년 산 집을 세금 때문에 떠나는 것이 '투기 근절'과 같은 것인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확정된 것과 아닌 것, 그리고 확인할 부분

항목 상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시행 중 (5월 10일~, 2주택 +20%P / 3주택 +30%P)
보유세·양도세 강화 방향 사실상 확정 기조 (대통령·정책실장 공개 발언)
종부세율 인상 /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거론 단계, 7월 말 개편안에서 확인
장특공 실거주 중심 재편 검토 중 (제도 유지, 공제구조 재편)
비거주 1주택 규제 예외 기준 미정 — 규제 현실화의 최대 변수

7월 말 개편안에서 확인할 부분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거래세 인하가 함께 담기는가 — 없으면 순증세에 가깝습니다. 둘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한 번에 올리는가 단계적으로 올리는가 — 시행령 사항이라 국회 없이 바뀝니다. 셋째, 비거주 예외 사유가 구체적으로 열거되는가 — 지방 발령·부모 봉양·상속주택이 명시되지 않으면 규제가 엉뚱한 사람을 걸어 올릴 수 있습니다. 발표가 나오는 대로 이 세 기준으로 후속 분석을 이어가겠습니다.

참고 자료
· OECD, 2026 한국경제보고서 (2026.7.2)
·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2026.6.8) /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SNS (2026.6.20) 및 기자간담회 (2026.5.4)
· 이창무 한양대 교수팀, 이재명정부 초기 부동산시장 현황 및 정책 진단 (2026.1)
· 송경호, 보유세 부담의 전가: 서울지역 전세가격을 중심으로, 한국경제의 분석 32(1) (2026.4)
· 헤럴드경제·파이낸셜뉴스·이데일리·서울경제·아주경제 등 보도 (2026.3~7)

본 글은 시장 정보 제공 목적이며 확정 전 정책은 발표 시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