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이야기

이재명 대통령 아파트 매각 29억, 근저당 17.7억 잡은 이유 — 재건축 조합원 지위 승계 총정리

사실말야 2026. 7. 20. 18:50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29년 보유한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아파트가 지난 16일 소유권 이전을 마쳤습니다. 매각가는 29억원. 그런데 등기부에 이상한 게 하나 찍혔습니다. 판 사람, 그러니까 이 대통령 부부가 산 사람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짜리 근저당을 설정한 겁니다.

집을 팔면서 근저당을 잡는다? 보통은 반대입니다. 은행이 매수인에게 돈을 빌려주고 근저당을 잡죠. 이 거래는 왜 이런 구조가 됐는지, 그리고 왜 하필 7월 중순에 서둘러 등기까지 끝냈는지를 뜯어보면, 지금 재건축 단지에서 집을 사고파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규칙 하나가 나옵니다. '조합원 지위 승계'와 '현금청산'입니다.

이 글의 핵심 3줄

① 양지마을은 이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고, 그 이후 매수자는 원칙적으로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

② 그래서 고시 전에 등기를 끝내야 했는데, 매수인의 돈은 10월에야 들어온다. 대출 한도는 2억뿐.

③ 결국 매도인이 잔금을 빌려주고 근저당을 잡는, 대출 규제기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거래 구조가 쓰였다.

무슨 일이 있었나 — 타임라인으로 보는 이번 거래

먼저 사실관계부터 시간순으로 놓겠습니다. 이 거래의 핵심은 날짜입니다.

시점 내용
1998년 양지마을 금호1단지 전용 164㎡(59평형)를 3억6000만원에 매입
2018년 11월 김혜경 여사에게 지분 절반 증여, 부부 공동명의로 전환
2025년 10월 10·15 대책으로 분당구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삼중 지정
2026년 1월 27일 양지마을(금호·청구·한양 통합재건축) 특별정비구역 지정 고시
2026년 2월 27일 시세보다 낮은 29억원에 매물 등록
2026년 6월 30일 주민대표단, 성남시에 대신자산신탁 사업시행자 지정 신청
7월 14일 29억원 매매계약 체결
7월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 + 매도인 명의 근저당 17.7억 설정
7월 말(예정)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전망
10월 말(예정) 매수인이 기존 아파트 잔금 수령 후 근저당 해지 예정

계약 14일, 등기 16일. 잔금도 준비 안 된 매수인과의 거래를 이틀 만에 등기까지 끝냈습니다. 그리고 그 2주 뒤쯤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이 순서가 우연이 아니라는 게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재건축 절차, 딱 필요한 만큼만 — '사업시행자 지정'이 왜 데드라인인가

재건축은 크게 이런 단계를 밟습니다.

정비구역 지정 → 조합설립인가(또는 신탁 방식의 사업시행자 지정) → 사업시행인가 → 관리처분인가 → 이주·철거 → 착공·분양

여기서 많은 분들이 헷갈리는 지점이 있습니다. 양지마을은 주민들이 조합을 만드는 '조합 방식'이 아니라, 신탁사(대신자산신탁)에 사업을 맡기는 신탁 방식입니다. 조합 방식에서 '조합설립인가'가 하는 역할을, 신탁 방식에서는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합니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조합원(소유자) 지위를 사고팔 수 있는지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도시정비법 제39조는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후 — 신탁 방식이라면 사업시행자 지정 후 — 그 주택을 사더라도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넘겨받을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지위를 못 받으면? '현금청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한 매수자는 현금청산 대상이 됩니다. 말 그대로 새 아파트 분양권 대신 감정평가액 기준의 현금을 받고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구분 조합원 지위 승계 현금청산
받는 것 새 아파트 분양권 감정평가액 기준 현금
재건축 기대이익 누릴 수 있음 사실상 없음
청산 금액 수준 통상 시세보다 낮게 산정되는 경우 많음

29억을 주고 산 집이 현금청산 대상이 되면, 재건축 프리미엄이 반영된 매수가보다 낮은 감정가로 정산될 위험을 떠안게 됩니다. 그래서 재건축 단지의 매수 타이밍에서 이 고시일은 단순한 행정 일정이 아니라 수억 원이 갈리는 데드라인입니다.

예외는 있다 — 하지만 이 집은 예외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물론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매도인이 1세대 1주택자로서 해당 주택을 10년 이상 보유하고 5년 이상 거주했다면, 지정 이후에 팔아도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을 수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1998년부터 보유했으니 얼핏 여유로워 보입니다. 그런데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2018년 11월 김혜경 여사에게 지분 절반을 증여하면서 공동명의가 됐다는 점입니다. 분당 인근 공인중개사는 김 여사의 증여 취득 시점이 2018년이라 지정 고시 이후 등기가 이뤄지면 매수인이 분양권을 받지 못할 수 있고, 그래서 고시 전에 등기를 서둘렀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지분 일부의 보유기간이 요건에 미달할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이 해석이 법적으로 최종 확정된 판단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확실한 건, 고시 전에 등기를 끝내면 이 논쟁 자체가 필요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지정 전 거래는 지위 양도 제한 자체를 받지 않으니까요. 7월 14일 계약, 16일 등기라는 초스피드 일정은 이렇게 설명됩니다.

그래서 근저당 —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돈을 빌려준 거래

데드라인 문제는 풀렸는데, 다음 문제가 남습니다. 매수인 김모·조모씨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잔금을 10월 말에야 받습니다. 즉 지금은 29억을 다 치를 돈이 없습니다.

예전 같으면 주택담보대출로 다리를 놓았을 겁니다. 그런데 10·15 대책 이후 규제지역에서 25억 초과 주택의 주담대 한도는 2억원입니다. 29억짜리 집을 사는 데 은행이 빌려줄 수 있는 돈이 2억뿐이라는 뜻입니다. 대출이라는 다리가 사실상 끊긴 상태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이 구조입니다.

① 매수인: 지금 가진 돈만 먼저 지급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② 매도인(이 대통령 부부): 못 받은 잔금만큼을 빌려준 것으로 처리 — 차용증 작성·공증

③ 담보: 판 집에 매도인 명의로 근저당 설정 (채권최고액 17.7억)

④ 10월 말: 매수인이 기존 집 잔금을 받아 상환 → 근저당 해지

채권최고액이 17.7억이라고 해서 빌려준 원금이 17.7억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근저당의 채권최고액은 통상 실제 채권액의 120~130% 수준으로 설정하는 관행이 있어서, 실제 미수 잔금은 그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정확한 대여 원금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방식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닙니다. 주담대가 사실상 막혔던 2019년 12·16 대책 당시에도 매도인이 근저당을 잡고 차용증을 공증받아 잔금을 빌려주는 거래가 널리 쓰였습니다. 대출 규제가 강해질수록 등기부에 다시 나타나는, 규제기의 전형적인 거래 흔적인 셈입니다.

29억은 싸게 판 게 맞나 — 시세 점검

매각가가 시세 대비 어느 수준인지도 확인해봤습니다.

구분 전용 164㎡ (이번 매각 평형) 전용 84㎡ (참고)
최근 최고가 30억3000만원 (4월 말) 23억원 (6월)
현재 호가 30억~31억원 25억원 전후
이번 매각가 29억원

164㎡ 최고가 대비 약 1억3000만원, 현재 호가 대비 1억~2억원가량 낮은 가격입니다. 매물 등록 당시 청와대가 밝힌 "시세보다 저렴하게"라는 설명과 대체로 부합합니다. 참고로 이 평형은 1년 새 시세가 5억원 넘게 올랐고, 1998년 매입가 3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29년간 약 8배가 됐습니다.

양지마을이 이렇게 오른 배경에는 재건축이 있습니다. 분당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중 하나로, 기존 4392가구를 최고 37층·6839가구로 다시 짓는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총 공사비만 4조원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일반 매수자에게 남는 교훈 — 재건축 막차의 규칙

이번 거래를 대통령의 특수한 사례로만 보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여기 적용된 규칙은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단지에서 집을 사려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매수 전 체크리스트

☐ 이 단지가 조합 방식인지 신탁 방식인지 — 지위 양도 제한의 기준 시점이 다르다 (조합설립인가 vs 사업시행자 지정)

☐ 그 기준 시점이 이미 지났는지, 임박했는지 — 지났다면 원칙적으로 현금청산 대상

☐ 지났다면 매도인이 예외 요건(1세대 1주택 + 10년 보유 + 5년 거주)을 충족하는지 — 공동명의라면 지분별 취득 시점까지 확인

☐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면 2년 실거주 의무 — 갭투자 불가

그리고 이번 거래가 보여주는 또 하나의 현실이 있습니다. 규제지역의 초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대출이 막히면서, 매도인 근저당 같은 사인 간 신용에 의존하는 거래 구조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건 매도인 입장에서는 잔금을 떼일 위험을, 매수인 입장에서는 이자·상환 조건을 둘러싼 분쟁 위험을 각각 안는 방식입니다. 차용증 공증, 근저당 설정, 상환 일정 명시가 필수인 이유입니다. 대통령의 거래 구조가 곧 지금 시장의 대출 환경을 보여주는 등기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파이낸셜뉴스(2026.7.20 단독보도), 아시아투데이, 헤럴드경제, 경인방송, 국토교통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시행령 제37조. 시세는 보도 기준이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서 최종 확인 가능. 본 글은 특정 정치적 평가가 아닌 거래 구조와 제도 설명을 목적으로 합니다.